운용사들과 협의 착수
항공 등 제조사 인수후
AI 접목해 자동화 속도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인공지능(AI)으로 제조업을 바꾸기 위한 1000억달러(약 150조원) 규모 초대형 펀드 조성에 나섰다. 반도체와 방위산업,항공우주 분야 제조기업을 사들인 뒤 AI를 접목해 자동화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소프트웨어 중심이던 AI 경쟁이 실물 제조업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제조기업 인수와 AI 자동화 적용을 목표로 한 새 펀드를 조성하기 위해 전 세계 주요 자산운용사들과 협의하고 있다. 이 펀드는 투자자 자료에서 '제조업 전환 투자기구'로 소개됐다. 목표 규모는 1000억달러에 달한다. 벤처투자(VC) 역사에서도 손꼽히는 초대형 펀드인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1000억달러)와 견줄 정도다.
베이조스는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최근 중동을 찾아 국부펀드 관계자를 만났고 싱가포르에서도 투자 유치 활동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펀드가 인수를 검토하는 분야는 반도체와 방산,항공우주 등 대형 산업 부문이다. 단순한 재무투자가 아니라 AI 기술을 활용해 공장과 설계,생산 과정을 효율화하고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게 핵심 전략이다.
이 구상의 중심에는 신생 AI 기업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가 있다. 베이조스는 최근 이 회사의 공동대표로 선임됐다. 프로메테우스는 물리 세계를 이해하고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비행기 날개 주변의 공기 흐름을 예측하거나 금속 부품이 압력을 받을 때 어느 지점에서 균열이 생길지를 계산하는 식이다.
베이조스는 이 회사의 기술을 펀드가 인수한 제조기업에 적용해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이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 최근 일부 투자회사가 회계나 부동산 관리 분야 기업을 인수한 뒤 AI를 접목해 효율을 높이는 전략을 쓰고 있는데,베이조스는 이를 제조업으로 확장하려는 의도다.
이번 움직임은 AI 투자가 거대언어모델(LLM)에서 산업 자동화와 로보틱스,물리 기반 시뮬레이션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그동안 AI 열풍은 주로 텍스트와 코드,이미지 생성에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공장과 창고,설계 현장처럼 실제 물리 세계에 AI를 적용하려는 시도가 본격화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