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둥지 결합한 공간 실험
펠로우에 소설가 한강·가수 이랑
일본관과 첫 협업 추진

19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에서 2026년 베네치아비엔날레 제61회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최빛나 한국관 예술감독,최고은 작가,노혜리 작가. <연합뉴스> 올해 열리는 베니스비엔날레 제61회 국제미술전의 한국관이 ‘해방공간’을 주제로 꾸려진다. 소설가 한강이 펠로우 창작자로 참여해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모티브가 된 설치미술 작업을 선보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19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한국관 전시계획을 발표했다. 전시는 최빛나 예술감독이 총괄하고 노혜리,최고은 작가가 대표작가로 참여한다.
올해 한국관 전시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는 분열된 시대를 배경으로 인류의 몸과 공간,물질의 감각적 전환을 통해 연결과 회복을 탐색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국관 자체를 기념비로 제시해 한국 미술의 확장된 역할을 보여주겠다는 구상이다.
전시는 한국관을 해방공간을 위한 임시 기념비로 재해석한다. 해방공간‘은 일제 강점기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고자 했던 1945~1948년의 과도기를 뜻하는 동시에,새로운 사회와 공동체를 만들어내는 현재진행형의 공간을 뜻한다. 전시장에는 요새와 둥지라는 상반된 개념을 결합해 경계와 보호,생명과 돌봄이 공존하는 구조를 구현한다.
두 작가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공간에 개입한다. 최고은은 ‘메르디앙(Meridian)’을 통해 건물 내부와 외부를 관통하는 구조물을 설치하고,노혜리는 ‘베어링(Bearing)’이라는 작업으로 관객이 머물고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 전시장 곳곳에는 ‘스테이션’이 마련돼,참여자들이 전시 기간 동안 특정한 행위를 반복 수행한다.
이번 전시는 미술가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와 활동가를 펠로우로 초청한 점이 특징이다. 농부이자 활동가인 김후주,작가 겸 가수 이랑,노벨문학상 수상 소설가 한강,사진작가 황예지,예술가 크리스티앙 니얌페타가 참여한다. 이들은 12.3 계엄 이후의 탄핵 시위,5.18 민주화 운동,제주 4.3 등 한국 사회의 주요 사건을 주제로 각자의 작업을 선보인 바 있다.
한강 작가는 2018년 미국 카네기 인터내셔널에서 선보였던 설치미술 ‘더 퓨너럴’(The Funeral)을 이번 전시에 다시 선보일 예정이다. 이 작품은 흰 눈 위에 앙상한 나무들을 형상화한 작모습으로,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첫 장면과 맞닿아 있다.
한국관은 이번 전시에서 일본관과 협업을 추진한다. 베니스비엔날레 자르디니 내 아시아 국가관 간 협력은 이번이 처음이다. 긴장과 대립의 관계를 넘어서 해방의 실천을 이어가고 확장하려는 취지라는 것이 주최 측 설명이다.
1895년부터 시작된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 미술 행사다. 제61호 전시는 오는 5월 9일부터 11월 22일까지 이탈리아 베니스 자르디니 공원과 아르세날레 전시장 등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