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현대 이우성 개인전
"일기 쓰듯 솔직한 감정 담아"

이우성 '새로운 시작 앞에서 우린 그렇게 아무 말 없이 있었어'(2025). 갤러리현대
구상 회화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기대주가 탄생했다.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개인전 '너에게 물으면 알 수 있을까?'를 여는 이우성(43)이다. 한때는 걸개그림을 그려 민중 미술의 후예인가 싶었던 작가였다. 하지만 주변인을 사실적으로 그리던 화풍이 서정적이면서 시적으로 바뀌었다. 성별과 인종,나이를 알 수 없는 만화풍의 캐릭터가 등장해 화폭을 풍성하게 연출하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1층 전시장에서 제일 먼저 만나는 대표작 '새로운 시작 앞에서 우린 그렇게 아무 말 없이 있었어'는 제주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한다. 노을 진 비탈길에 선 여러 인물,그중에서도 친구의 뒷모습을 멈춰 서서 바라보는 주인공의 모습이 쓸쓸한 정서를 자아낸다. 그 옆에 걸린 작품 '새벽녘 폭포 아래서'는 제주 정방폭포를 배경으로 한다. 아름다운 풍광의 이면에 '4·3 사건'의 아픈 역사가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작가는 폭포 아래 모여 사색하고,기타를 치고,포옹하거나 입맞춤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슬픔과 아름다움이 어스름한 새벽녘에 함께 공존하는 초현실적인 풍경을 그려낸다.
기존의 작업이 구체적인 인물화에 집중했다면,이번 전시에서는 자연과 도시 풍경으로 시선을 확장했다. 한강대교,종로3가역,뚝섬유원지,도시 퇴근길과 논과 밭,바다와 계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풍경이 작가의 화폭에 담겼다.
이우성 작가는 "사람의 눈,코,입을 그리듯이 풍경을 그렸다"며 "흐르고 변하는 순간들을 물결이나 구름의 흐름 같은 곡선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향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