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활약 소프라노 한경미
'안나 카레니나' 패티역 맡아
압도적인 가창력 선보여 찬사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에서 패티 역을 맡은 소프라노 한경미. 마스트인터내셔널
"단 한 곡,4분 남짓한 짧은 등장이지만 매 순간 큰 짜릿함과 무게감을 느끼고 있어요. 안나와 여러 인물들의 감정을 시작부터 정점까지 모두 담아내야 하니까요."
세종문화회관에서 성황리에 공연 중인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에서 가장 큰 박수갈채를 받는 주인공은 주인공 안나가 아닌 패티라는 인물이다. 2막 후반부에 단 한 곡을 부르는 역할이지만 압도적인 가창력으로 안나의 불안정한 심리를 극적으로 드러내며 관객에게 가장 인상적인 순간을 선사한다.
소프라노 한경미는 2019년 공연에 이어 이번 공연에서도 패티 역을 맡고 있다. 그가 맡은 패티는 베르디가 "19세기 최고의 소프라노"라고 칭찬했던 실존 인물 아델리나 패티를 모델로 한 배역. 안나가 불행한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며 죽음을 결심하게 되는 결정적인 순간에 등장해 '오,나의 사랑하는 이여!'를 노래한다. "죽음 같은 사랑 / 타들어 가는 이 갈증 / 생기를 잃은 내 마음"이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안나의 파별을 예고하는 복선 역할을 한다.
짧은 등장이지만 배역의 무게감은 가볍지 않다. 한경미는 "4분이라는 시간 안에 안나와 여러 인물의 감정 흐름을 시작부터 정점까지 모두 담아내야 한다"며 "호흡,시선,단어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며 노래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뮤지컬은 한국어로 가사를 전달하기 때문에 여타 성악곡보다 감정을 더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서 "관객이 안나의 감정에 자연스럽게 빠져들 수 있도록 정확한 가사 전달과 진정성 있는 소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단 한 곡인 만큼 오히려 더 세세하게 준비를 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연세대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오페라 전공으로 독일 베를린 국립음대 한스 아이슬러를 수석 졸업했다. 베를린 도이치오퍼 오케스트라,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국내외 무대에서 활동해왔으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무대에도 섰다.
한경미는 4월까지 지방 공연을 포함해 '안나 카레니나'에 집중한 뒤 5월부터는 클래식 기획 연주와 시리즈 공연을 준비한다. 그는 "'명성황후' 같은 작품에 출연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구정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