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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타임만 72시간, 누워서 공연본다…국립극단 ‘파빌리온 72’

Mar 24, 2026 IDOPRESS

더줌아트센터서 공연


극장 기존 관습 뒤집어


눕고 돌아다니며 관람

국립극단 ‘창작트랙 180°’에 참여한 작곡가 카입. 소리를 주제로 사운드 디자인,작곡,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국립극단 장장 72시간에 달하는 공연을 위해 극장이 사흘 밤낮 문을 열어둔다. 국립극단의 공연예술 연구 개발 사업 ‘창작트랙 180°’의 최종발표회 ‘파빌리온 72’가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용산구 더줌아트센터에서 선보인다.

‘파빌리온 72’는 ‘연극에서 소리가 정말로 필요한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미래의 극장이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고 작동할 것인가’라는 주제를 담은 실험적 공연이다. 프로젝트에는 극장이 당연하게 품어 온 소리의 중요성을 전복하겠다는 야심이 담겼다.

72시간 동안 멈추지 않는 극장 안에서는 몇백 개 단위의 소리들이 청각은 물론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강한 진동의 질감을 동반하며 관객의 감각을 자극한다. 그 위로 배우 음이온 소속의 배우 김도윤,김보우,김중엽 등이 무대에 올라 단편적인 몸짓과 안무,극적인 서사 연기를 펼친다.

국립극단 ‘창작트랙 180°’에 참여한 작곡가 카입. 소리를 주제로 사운드 디자인,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다만 72시간동안 논스톱으로 배우들의 연기가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협력 연출가 김상훈에 따르면 72분 공연과 27분 휴식을 세 차례 반복하는 4시간 30분짜리 트랙이 기본 단위다. 트랙 사이에 7시간 30분의 긴 휴지를 두고 다음 트랙에 진입하는 구조가 72시간 내내 순환한다. 이 주기 탓에 새벽 1시 반에 시작하는 회차도 자연스럽게 생긴다. 김상훈은 “새벽에 오면 흔치 않은 감각을 느낄지도 모른다”고 했다.

음이온이 담당하는 파트에서는 바그너 오페라 ‘니벨룽겐의 반지’ 대본 약 1200페이지를 연속 읽기 형태로 풀어낸다. 단순 낭독은 아니다. 김상훈은 “그냥 읽진 않는다”고만 했다. 영화감독 백종관도 영상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김상훈은 그의 작업 방식을 “무빙 이미지가 아니라 이미지 무빙”이라고 표현했다.

72시간 내내 좌석에 앉아 있을 필요는 없다. 극장의 에티켓 역시 전복의 대상이다. 자유로운 입퇴장이 가능하고,소리를 내거나 대화를 나눠도 된다. 돌아다니거나 눕고,책을 읽거나 다른 작업을 해도 누구도 제지하지 않는다. 극장 안에서 관객의 모든 행동은 자유롭다. 음이온의 연출가 김상훈,시각 예술가이자 영화감독 백종관,사운드아티스트 오로민경,안무가 황수현 등이 협력 예술가로 참여했다.

작곡가 카입이 공연 ‘파빌리온 72’ 를 준비하는 모습. 국립극단 카입은 “72시간은 재난 현장에서 인간의 신체가 버텨낼 수 있는 생존의 임계점”이라며 “생리학과 심리학에서는 외부의 자극과 정보가 차단됐을 때 인간의 기존 인지 체계가 무너지는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극장의 통제가 실패하고 필연적으로 피로와 사건이 발생하는 시간,이때의 예측 불가능함과 어긋남이 기존 극장의 질서를 낯설게 재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 발표회 성격의 행사임에도 사전 예약자는 이미 2000명을 넘었다. 공연 관계자는 “도파민이 터지는 공연을 기대하고 오면 화가 날 수도 있다”면서도 “감각을 열어두고 차분히 머무르다 보면 전에 없던 극장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카입은 소리를 통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공간을 그려내는 데 관심을 두고 작업해 온 작곡가이자 사운드디자이너,미디어 아티스트다. 영국 버밍엄왕립음악원을 졸업하고 왕립음악대학에서 현대음악 작곡을 공부했으며,2009년에는 브라이언 이노에게 발탁돼 영국 런던 과학박물관에서 열린 아폴로 달 착륙 40주년 기념 공연의 편곡과 영상편집을 맡았다. 영화 ‘공공의 적’(2002) 사운드트랙 작업으로 주목받은 뒤 연극 ‘이 불안한 집’ 등 공연과 전시,미디어아트를 넘나들며 23년째 활동하고 있다.

‘창작트랙 180°’는 2024년부터 국립극단이 진행해 온 사업으로,참여 예술가를 선정해 180일간 창작 과정을 함께한다. 완성된 연극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창작 과정 자체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기존 창작 지원 사업과 결을 달리한다. 카입은 지난해 10월부터 참여 예술가로 합류해 180일간의 여정을 이어왔다.

공연은 무료로 진행되며 국립극단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하거나 현장 접수를 통해 관람할 수 있다.

작곡가 카입이 공연 ‘파빌리온 72’ 를 준비하는 모습. 국립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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